2016년 4월 18일 월요일

[전산실 이야기] 전산쟁이들이 왜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할까?

2016년이 되는 올해로 전산실/팀 근무가 12년이 되어 간다. 10년쯤 되면 난 전문가가 되어 있게지 하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은 사실 그 순간이 되고 나니 부끄럽기 짝이 없을 뿐이다. 그런데 그래도 경험을 무시 할 수 없다는 것엔 공감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득 오늘은 이런 이야기 글을 남겨야 겠단 생각을 했다.

하도 같이 있는 팀원 아이들이나 주변의 선후배들이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서 혹여나 내가 맞고 상대가 틀렸다는 목적으로 쓴다기 보단 나의 주장을 몇마디 말로 설명하기 어렵고 또한 나와 공감하는 사람들이 아주 조금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몇자 적어 보면서 오늘도 전산실에 대한 기록으로 남겨 보고자 한다. 

직원을 채용하기 시작한것은 아마도 기억에 6년전? 경력직을 처음 채용 할 때 였던 것 같다. 나름 처럼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 속에서 나는 그 짧은(내 기억에 집단으로 봤었고 약 20분이 넘지 않았던 것 같다) 인터뷰 시간에 무엇을 물어 볼 것이며 그것에 대한 어떤 대답을 했을 때 난 어떠한 점수로 평가를 할것이다 라고 나름대로 메모지에 이런것 저런것을 써봤다. 물론 나중에 면접을 들어 갈때 보니 이미 인사팀에서 지정된 평가지가 있던것에 당황하여 슬그머니 내 메모지는 아래쪽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겨진 것은 좀 씁슬한 기억이긴 한다. 

그렇다 묻고 싶은 것은 그것이었다. 
질문 1. 최근에 읽은 책이 있습니까? 있다면 제목과 저자 그리고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 까요? ( 물론 장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 

질문 2. 책을 읽고나서 독후감을 쓰거나 어딘가에 정리를 하는 습관이 있으신가요? 

이 질문지를 본 대부분의 나의 상사나 HR담당자들은 핀잔을 주기 일수 였다. 물론 뭐 완전히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긴 했다. 해가 넘어 갈수록 나의 질문지도 위와 같지는 않았고 좀더 세분화 되고 좀더 정리가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첫 해 처음 생각했던 그 질문의 요지는 딱 두가지로 정리가 되었던것 같고 지금도 큰 변화는 없다. 왜 난 궂이 책을 가지고 질문을 했을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러한 밑바탕의 경험이 큰 이유가 되었다. 전산실에는 여러가지 형태가 있으나 내가 경험한 전산실은 내부 부서의 요구사항을 받아서 사내 ERP 또는 여러가지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고 배포하고 관리 하는 업무 였다. 그러 하다 보니 첫번째 장애는 바로 용어에 있었다. 같은 말인데 외계어로 들리는 것은 나뿐이 아니었으며 심지어 외부에서 개발하러 들어 오는 SI 업체의 컨설턴트 또는 개발자들에게 통역이 필요 하다는 사실을 몇년이 지난 후에야 깨달았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는 습관과 경험이 필요 하다 생각했다. 눈을 한곳으로만 바라보고 깊게 발아 오는 심안을 갖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사고 그리고 다양한 도메인을 바라 볼 수 있는 눈이 무척이나 필요 했다. 그래서 장르를 가리지 않길 바란다. 궂이 책이란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사실은 책은 사설이 될수도 기사가 될수도 또 타 업종의 도메인명이 될 수도 있다. 내가 하는 것만 잘해야지 보다는 다양한 것들이 밑바탕이 되어 내가 하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10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던 나의 과오를 내 후배들은 또는 나와 같은 길을 가는 다른 누군가는 더 일찍 깨닫기를 바란다. 

또한 두번째 질문에 대한 생각은 다양하게 읽고 다양하게 접하는 것까진 열심히 하는데 정리가 되어 있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으면 시간이 지나면 주변에 쓸데없는 이면지에 쌓여 있는 친구들이 되곤 한다. 가끔 전산실에 중요한 업무중에 하나가 직원들이 업무용 PC가 느려짐을 해결해야 할 정말 난제 중에 난제라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할때가 있다. 매번 그렇지는 않지만. 가끔은 바탕화면의 틈을 찾아 보기 어려운 컴퓨터를 만나기라도 하면 정말이지 처음 부터 끝까지 이 컴퓨터를 정리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전산쟁이에겐 시간이 없다. 이러한 잡일(?)을 처리 하다 보면 나의 본업(내부 시스템 개발)을 잊고 야근을 해야 하거나 밤샘을 해야 하는 일이 부지기 수다. 정리 하는 습관가 메모하여 분류를 잘 하는 습관은 현업의 요구사항 부분을 다양하게 수렴받고 분류화 하여 정리 하는 습관으로 이어지며 이러한 것은 향후 시스템의 패치가 아닌 업그레이드 또는 시스템의 전면 도입을 하는 시점에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틈틈히 본인의 과업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스스로에게도 연봉협상(이런것이 전상쟁이에게 진짜 있긴 하다면)에 기회에 이러한 것을 했다고 보여 줄 수 있는 결과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이야기로 흘려 나간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다시 한번 정리를 하자면 나를 포함한 전산쟁이들은 다양하게 더 많은 책들을 읽고 또 기록하고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우리의 정리 습관과 편집하는 능력은 우리가 앞으로 싸워야 할 엄청난 속도의 변화와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반영하며 대응 하는데 엄청난 도움을 주리라고 나는 생각 한다. 어쩌면 이러한 것이 어느 특정 분야의 전산쟁이에겐 통하지 않는 일이라는 것은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뭐 꼭 그렇다고 책 한권 더 읽는 것이 손해가 될 일은 아니지 않는가? 

나 역시 오늘도 더 많은 다양한 책을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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