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2일 금요일

[Book #25] 시를 잊은 그대에게 -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 [정재찬]

<시를 잊은 그대에게>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정재찬 교수님의 강의를 담은 에세이 형식의 책이다.

문득 고등학교 때 국어 시간에 배우던 시들과 하나 둘씩 쌓여가던 책장의 시집들이 머리속에 떠 올랐다. 부재로 달려 있는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란 말은 어쩌면 내가 공대생이었으며 그 때 나의 가슴을 다시 한번 울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떤 갈망이었을 지도 모른다.

책을 덮고 난 지금 밀려오는 그 가슴속 깊은 곳의 따뜻함은 어쩌면 없어진 줄 알았던 그 알맹이가 내 가슴 속 깊은 곳에 남아 있었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슬며시 올라 온다.

1년만의 책에 관한 글을 남기며...




**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있는가?

책 내용 중 발췌
"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은 말합니다. 의술, 법률, 사업, 기술, 이 모두 고귀한 일이고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라고. 듣기엔 꽤 멋진 말이었지만, 아등바등 살아도 모자란 판에 말이 그렇다는 거지 하면서 잊고 지냈을 겁니다. 그땐 다들 청춘이었으니까요. 허나 한 세월 살다 보면, 제법 잘 살아왔다고 여겼던 오만도, 남들처럼 그저 그렇게 살아왔다는 겸손도 문득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마는 그런 날이 오게 마련입니다. 채울 틈조차 없이 살았던 내 삶의 헛헛한 빈틈 들이 마냥 단단한 줄만 알았던 내 삶의 성벽 들을 간단히 무너트리는 그런 날, 그때가 되면 누구나 허우룩 하게 묻곤 합니다. 사는 게 뭐 이러냐고, 그래요, 잊어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 잊을 수 없는 것은 어차피 잊히지지 않는 법, 잊은 줄 알았다 가도 잊혔다 믿었다 가도, 그렁 그렁 고여 온 그리움들이 여민 가슴 틈새로 툭 터져 나오고, 그러면 그제야 비로소 인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시와 아름다움과 낭만과 사랑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여야 한다는 것을." 

문득 문득 살다 보면 글애 사는 건 다 그런 거지 하면서 잊고 지내는 감정들이 있다. 그러한 감정들은 생각지도 못하게 스스로를 당황시키기도 한다. 생각하는 그 어떤 것에 너무 다가가 바라보고 살다 보면 그 주변에 있는 것들과 사람을 잊고 지내게 된다. 그 사람에는 나 자신의 모습도 포함하여서 말이다. 나는 왜 이렇게 되었나 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나 그럴때 즈음 글애 난 결국 한편에 시가 필요 했고 한 줄 표현의 설레이는 가슴이 필요 했나 보다.

** 가난한 사랑 노래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 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가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을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 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어려서 시가 다른 어떠한 것보다 좋았던 이유는 내가 서 있는 그 상태의 상황과 공간에 따라 같은 시는 나의 여러가지 감정을 어루만져 주었기 때문이다. 이 또한 그 당시에 느겼던 것과는 또 다른 눈물의 의미를 삼키게 하는 문구들이며 이제는 그 마지막 한 구정 "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이란 구문이 지금 현 세대의 청춘들 그리고 나는 그러하지 않을 수 있나라는 생각들을 들게 한다. 어떠한가 공대생아 우리가 지금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진화하고 거기에 맞춰 가고 기술의 책들을 펼치는 것은 당장의 안식과 먹을 것을 갖다 줄지는 모르나 가슴속 깊은 곳에 나... 그리고 내가 결국 가야할 곳으로 안내하지 못한다. 그 때 우리가 잊고 지내던 아니 잊고 지내려 노력했던 그 거부감을 날려 버리고 함께 하지 않겠는가?

책의 마지막 구절에 이렇게 쓰여 있다. " 그러니 그만 이 책을 덮고 부디 시집을 펼치시라.
시를 잊은 그대여. " 진심으로 나 스스로에게 던지고 싶다. 시집을 펼쳐라 너를 잠시 잊었던 그대여 ..



** 2015. 11. 26 책을 처음 펴면서 남긴 느낌 
책의 서문에 이렇게 쓰여 있다 
" 의술, 법률, 사업, 기술, 이 모두 고귀한 일이고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라고"   언제부터 공대생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나? 아니면 알마나 주변의 공대생은 눈물을 안흘렸나. 눈물이 많은 나 공대생은 뭐란 말인가? 시를 잊고 살았다 어린시절 시 한편에 나의 생각과 함께 짧은 글들을 남겼던 기억을 되 집어 보며 생각해보면 그 순간이 나에겐 가장 빛나던 순간은 아니었나 싶다.   치열하게 살면서 문득 오늘 저녁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가슴을 울리는 일을 하고 있는가? 가슴을 울리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내 가슴을 울리는 것은 그 어떤 좋은 이야기 였는가? 내 삶에 녹아 내린 그 어느 한 순간 이었는가?   어찌하였든 난 지금 눈물을 흘렸고 난 공대생이고 난 순간에 행복하다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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