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고등학교 때 국어 시간에 배우던 시들과 하나 둘씩 쌓여가던 책장의 시집들이 머리속에 떠 올랐다. 부재로 달려 있는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란 말은 어쩌면 내가 공대생이었으며 그 때 나의 가슴을 다시 한번 울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떤 갈망이었을 지도 모른다.
책을 덮고 난 지금 밀려오는 그 가슴속 깊은 곳의 따뜻함은 어쩌면 없어진 줄 알았던 그 알맹이가 내 가슴 속 깊은 곳에 남아 있었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슬며시 올라 온다.
1년만의 책에 관한 글을 남기며...
**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있는가?
책 내용 중 발췌
"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은 말합니다. 의술, 법률, 사업, 기술, 이 모두 고귀한 일이고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라고. 듣기엔 꽤 멋진 말이었지만, 아등바등 살아도 모자란 판에 말이 그렇다는 거지 하면서 잊고 지냈을 겁니다. 그땐 다들 청춘이었으니까요. 허나 한 세월 살다 보면, 제법 잘 살아왔다고 여겼던 오만도, 남들처럼 그저 그렇게 살아왔다는 겸손도 문득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마는 그런 날이 오게 마련입니다. 채울 틈조차 없이 살았던 내 삶의 헛헛한 빈틈 들이 마냥 단단한 줄만 알았던 내 삶의 성벽 들을 간단히 무너트리는 그런 날, 그때가 되면 누구나 허우룩 하게 묻곤 합니다. 사는 게 뭐 이러냐고, 그래요, 잊어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 잊을 수 없는 것은 어차피 잊히지지 않는 법, 잊은 줄 알았다 가도 잊혔다 믿었다 가도, 그렁 그렁 고여 온 그리움들이 여민 가슴 틈새로 툭 터져 나오고, 그러면 그제야 비로소 인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시와 아름다움과 낭만과 사랑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여야 한다는 것을."
문득 문득 살다 보면 글애 사는 건 다 그런 거지 하면서 잊고 지내는 감정들이 있다. 그러한 감정들은 생각지도 못하게 스스로를 당황시키기도 한다. 생각하는 그 어떤 것에 너무 다가가 바라보고 살다 보면 그 주변에 있는 것들과 사람을 잊고 지내게 된다. 그 사람에는 나 자신의 모습도 포함하여서 말이다. 나는 왜 이렇게 되었나 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나 그럴때 즈음 글애 난 결국 한편에 시가 필요 했고 한 줄 표현의 설레이는 가슴이 필요 했나 보다.
** 가난한 사랑 노래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 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가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을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 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책의 마지막 구절에 이렇게 쓰여 있다. " 그러니 그만 이 책을 덮고 부디 시집을 펼치시라.
시를 잊은 그대여. " 진심으로 나 스스로에게 던지고 싶다. 시집을 펼쳐라 너를 잠시 잊었던 그대여 ..
** 2015. 11. 26 책을 처음 펴면서 남긴 느낌
책의 서문에 이렇게 쓰여 있다
" 의술, 법률, 사업, 기술, 이 모두 고귀한 일이고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라고" 언제부터 공대생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나? 아니면 알마나 주변의 공대생은 눈물을 안흘렸나. 눈물이 많은 나 공대생은 뭐란 말인가? 시를 잊고 살았다 어린시절 시 한편에 나의 생각과 함께 짧은 글들을 남겼던 기억을 되 집어 보며 생각해보면 그 순간이 나에겐 가장 빛나던 순간은 아니었나 싶다. 치열하게 살면서 문득 오늘 저녁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가슴을 울리는 일을 하고 있는가? 가슴을 울리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내 가슴을 울리는 것은 그 어떤 좋은 이야기 였는가? 내 삶에 녹아 내린 그 어느 한 순간 이었는가? 어찌하였든 난 지금 눈물을 흘렸고 난 공대생이고 난 순간에 행복하다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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